2011-04-18

언젠가부터 얄궂은 봄이 참 싫어졌다.

갑자기 날은 따뜻해지고 햇빛은 다정해진다.
갑자기 집 앞의 목련이 활짝 피더니
갑자기 홍대로 나가는 길의 개나리며 진달래며 벚꽃이
죄다 활짝 피어있다.

얼굴을 찌푸린다.

또 봄이구나
또 꽃이 피었구나.



나는
그러니까
꽃이 피는게 참 싫다.

그리고
지금 만약 벚꽃을 본다면
아니
사실 언제든
새벽에 활짝 핀 벚꽃을 본다면
그 앞에 주저 앉아 엉엉 울것만 같다


그렇게
언젠간 사라질것들에게 마음을 주는 일이
어느샌가부터 괴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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