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5


이 얘기를 한 적이 있었던가
열여덟에,
그때에는 개인 홈페이지를 만드는게 유행이었는데
어쩌다 찾아간 홈페이지에는
멋진 사진과 음악이 있었고
글도 너무 좋았다
그녀의 여자친구와 다녀온 여행 사진도
참 좋아보였다
모든게 다 멋졌지만 음악이 특히 좋았다
당시의 나한테는
남아있는거라고는 음악밖에 없는
그런 청소년이었는데
홈페이지에 내가 모르는 음악이 흘러 나오는게 너무 분해서
며칠 고민 고민하다가
처음으로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자주 들러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래가 너무 좋네요 누구의 곡인가요
조심스레 물었더니 금새 답이 달렸다
byul의 푸른 전구빛이라는 곡입니다

열여덟의 여름은 무척이나 힘들었다
학교에 가지 않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게 쉬운것도 아니었다
작은 방에 하루종일 누워만 있었다
어지러이 헛게 보이고
몸에서 비늘이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었다
하루종일 byul의 푸른전구빛을 틀어놓고
누워만 있었다
내 방은 물 속 같았고

사막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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